며칠 전 지나간 태풍... 그 비바람이 흔들어 놓은 가을... 밤나무 밑은... 온통 쏟아진 알밤 천지... 줄기를 뽑아 올리니... 제법 딸려 나오는 땅콩... 장하다... 그 힘겨웠던 여름 가뭄을 이겨 냈으니... 시월 한글날... 파랗게 올라 온 열무싹도 귀엽고...

누렇게 변하는 들판... 이제 가을... 추석 전후로 시골밭을 오가며... 밤도 줍고... 감도 따고... 밭주변 풀도 깍아 주고... 뽑아 주고... 9/22~23일... 9/30(일)... 하루가... 한주가... 한달이... 한해가... 금방 가버린다 생각되는 요즘... 똑 같은 시간인데... 왜 그럴까?

다가 오는... 가을이 보이는 주말... 꽃 위에 나비 한 마리... 제법 실한 고추며 가지들... 푸른 하늘과 하얀 구름... 자동차 검사장 앞에서... 지난주 내린 비 훔뻑 맞고... 훌쩍 자란... 고추, 가지, 호박... 알아 갈수록... 신비로운 시골일들...

가물때는... 힘없이 말라 죽드니만... 비가 자주 내려주니... 이젠 온통 잡풀 천지되는 작은 텃밭... 지난주 꽃을 피우드만... 한주 사이에 꼬투리가... 풀 뽑아주고... 비료 뿌려 주며... 조금이라도 정성을 들여 주면... 금새 생기를 찾아가는 작물들... 얘들도 사랑을 아는 듯...

간만의 가랑비... 힘겹던 목마름 떨구고... 회복을 시작하는 농작물들... 반은 살고 반은 죽은 호두나무 묘목들... 가랑비 그칠 무렵... 하얀 안개 구름 걸려 있는 시골 산자락... 애호박과 가지 몇개, 아사기 풋고추 한줌... 일주일 식탁을 위한 휼륭한 전리품...

주중에 잠시 내린 비 때문인지... 물 준지 일주일 넘었어도... 다행히 다 죽지는 않았다. 서둘러 물을 뿌려준다. 제법 많이 열리고... 잘 익어준 방울 토마토... 폭염임에도... 벌겋게 잘 익어준 고마움 놈들이다...

계속되는 불볕 더위... 일주일간의 목마름을 견디지 못하고... 타들어 가 죽기 일보 직전인... 화분에 심어 놓은 고추들... 살아 나길 바라며... 듬뿍 물주기... 7/21(토) 7/22(일) 새벽에 다시 들려... 한번 더 물주기... 어제 준 물로 일부는 생기 회복... 심했던 놈은 아직도 비리비리... 주중에 한..

새벽에 들린 시골밭... 가뭄에 시들고 말라가는 농작물들... 조금 심었던 감자를 캐고... 땅콩 밭에 씌운 비닐을 벗겨 주며... 또 하루를 시작... 가물어 타들어 가는 들판의 토끼풀...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강한 햇살... 바싹 마르며... 타들어 가는 농작물... 비가 좀... 내려야 하는데... 내려..